3차 흡연 — 담배를 끊어도 차에 남는 것의 정체
담배를 끊으신 분들이 가장 억울해하시는 대목입니다.
"차에서 담배 끊은 지 반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냄새가 나요."
원인을 없앴는데 결과가 안 사라지니 억울하실 만합니다. 그런데 원인이 아직 안 없어졌습니다.
담배 냄새의 정체는 연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기는 그날 다 빠져나갑니다. 남는 건 표면에 붙은 물질입니다.
3차 흡연이라는 말
| 구분 | 무엇 | 어디에 |
|---|---|---|
| 1차 흡연 | 본인이 들이마시는 연기 | 폐 |
| 2차 흡연 | 옆 사람이 마시는 연기 | 공기 중 |
| 3차 흡연 | 표면에 남은 잔류물 | 천장·시트·안전벨트·먼지 |
1차와 2차는 익숙하실 겁니다. 3차 흡연(thirdhand smoke)은 비교적 최근에 정리된 개념입니다.
담배 연기에는 기름 성분이 섞여 있어서, 공중에 떠다니다 어딘가에 얇게 코팅되듯 붙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천천히 다시 공기 중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담배 냄새는 다른 냄새와 성질이 다릅니다.
- 음식 냄새 — 흘린 자리 한 곳을 찾으면 끝납니다
- 습기 냄새 — 물길을 뚫고 말리면 됩니다
- 담배 냄새 — 실내 표면 전체에 얇게 깔려 있습니다
"어디서 나는지 못 찾겠다"가 정상인 이유입니다. 한 군데가 아니라 사방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 만들어집니다」
여기서부터가 놀라운 부분입니다.
2010년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진이 PNAS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표면에 붙은 니코틴이 실내의 아질산(HONO)과 만나면, 담배특이 니트로사민(TSNAs)이라는 물질이 새로 생성됩니다.
· 셀룰로오스 표면 실험에서 3시간 만에 새로 생긴 TSNA가 원래 있던 양의 10배
· 첫 1시간에 니코틴의 0.4% 이상이 전환
· 신선한 담배 연기에는 거의 없던 물질이 표면에서 만들어짐
즉, 담배를 끊은 뒤에도 표면에서는 화학반응이 계속 진행됩니다. 냄새가 안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계속 뭔가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차 안이 특히 불리한 이유
연구진이 특별히 지목한 공간이 자동차 실내였습니다. 이유가 둘입니다.
- 아질산의 공급원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엔진에서 나온 아질산이 실내로 유입됩니다. 반응에 필요한 재료가 계속 들어오는 셈입니다
- 공간이 좁습니다. 같은 양의 니코틴이 훨씬 작은 부피에 쌓입니다
실제로 애연가 차량의 글러브박스 표면에서도 상당량이 검출됐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자리가 아닌데도요.
그러니 차 담배 냄새는 불쾌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아이를 태우신다면요.
어디에 붙어 있나 — 자리 지도
실내 청소를 해도 냄새가 남는 건, 청소가 닿는 자리와 붙어 있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자리 | 왜 여기인가 | 청소로 닿나 |
|---|---|---|
| 천장 내장재 | 연기는 뜨거워서 위로 뜬다. 가장 먼저·두껍게 붙는다 | 거의 안 닿음 |
| 송풍구 안쪽 | 에어컨이 연기를 빨아들여 안에 쌓는다 | 안 닿음 |
| 에어컨 필터·증발기 | 공조가 돌 때마다 다시 뿜는다 | 필터만 교체 가능 |
| 안전벨트 웨빙 | 섬유가 촘촘해 흡수량이 많다 | 감기면 안 닿음 |
| 시트 스펀지 | 천을 통과해 안쪽에 저장 | 표면 청소로 안 됨 |
| A필러·선바이저 | 운전석에서 뿜은 연기가 지나는 길 | 손은 닿지만 잘 안 함 |
| 글러브박스·재떨이 | 타르가 직접 묻는다 | 부분적으로 닿음 |
오른쪽 칸이 대부분 '안 닿음'입니다. 셀프 청소로 안 잡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특히 천장은 거의 모든 분이 건너뜁니다. 그런데 연기는 뜨거워서 위로 올라갑니다. 냄새의 상당 부분이 머리 위에 있습니다.
확인하는 법 — 흰 수건 한 장
마른 흰 수건이나 물티슈로 천장을 한 번 쓸어보세요. 운전석 머리 위 30cm쯤이 좋습니다.
수건에 누런 기운이 묻어 나오면 그게 붙어 있는 물질입니다. 눈으로는 안 보이는데 수건에는 묻습니다. 반년을 안 피우셨어도 나옵니다.
안전벨트도 해보세요. 끝까지 쭉 뽑아서 평소 감겨 들어가 있던 부분을 훑으면 차이가 확실합니다.
왜 여름과 겨울에 더 심한가
붙어 있는 물질은 온도가 오르면 다시 공기 중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패턴이 나옵니다.
- 여름 낮 주차 — 실내가 뜨거워지며 표면에서 한꺼번에 방출
- 겨울 히터 — 송풍구 안쪽이 데워지며 방출
- 비 오는 날 — 습도가 높으면 냄새가 더 무겁게 느껴짐
"계절 타는 냄새"라고 하시는 게 이겁니다. 없어졌다 생겼다 하는 게 아니라, 계속 있는데 나오는 양이 달라지는 겁니다.
직접 해보실 수 있는 것
① 에어컨 필터부터 교체 — 가장 싸고 즉각적입니다. 담배 피우던 차라면 필터에 잔뜩 쌓여 있습니다.
② 안전벨트를 끝까지 뽑아 세척 — 뽑아서 클립으로 고정해두고 닦은 뒤 완전히 마른 다음 감으세요. 젖은 채로 감으면 그 안에서 곰팡이가 생깁니다. 냄새 하나 없애고 하나 만드는 일이 됩니다.
③ 천장 닦기 — 살살 — 세게 문지르지 마세요. 천장 내장재는 접착으로 붙어 있어서 물을 먹고 힘을 받으면 축 처집니다. 되돌릴 수 없습니다. 가볍게 눌러 닦는 정도만.
④ 재떨이·컵홀더 분리 세척 — 타르가 직접 묻은 자리라 닦는 만큼 티가 납니다.
하지 마셔야 할 것
강한 향의 방향제로 덮기. 담배 냄새는 유독 향과 잘 안 섞입니다. 섞이면 대개 원래보다 불쾌해집니다.
"환기를 오래 하면 되겠지." 붙어 있는 물질은 바람으로 안 떨어집니다. 환기는 공기를 바꾸는 것이지 표면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부르셔야 하는 때
- 필터 갈고 실내 청소도 했는데 여전히 난다
- 몇 년간 실내 흡연한 차를 중고로 사셨다
- 가족이 차만 타면 기침하거나 답답해한다
- 차를 팔기 전이다 — 담배 냄새는 시세를 확실히 깎습니다
이 단계는 표면을 닦아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붙어 있는 물질 자체를 분해해야 하고, 손이 안 닿는 자리까지 가야 합니다.
현장에서 본 것
람보르기니 우라칸부터 K카 직영점의 중고차들까지, 담배 냄새 작업은 꽤 많이 해왔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흡연 기간이 길수록 천장이 먼저 티가 납니다. 그리고 처리 후 만족도도 천장을 손댔느냐에서 갈립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 완벽하게 없애는 기술은 현재 없습니다. 제거가 아니라 저감으로 보시는 게 맞습니다. 강도 10짜리가 3~4로 줄고 냄새의 성격이 덜 불쾌해지는 것, 그게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정리
- 담배 냄새는 연기가 아니라 표면에 붙은 물질입니다.
- 표면에서 새로운 화학반응이 계속 일어납니다. 끊어도 진행됩니다.
- 차는 아질산 공급원이 가깝고 공간이 좁아 특히 불리합니다.
- 천장·송풍구 안쪽·안전벨트가 가장 많이 놓치는 세 자리입니다.
- 환기로는 안 빠집니다. 공기가 아니라 표면에 있으니까요.
참고 문헌
· Sleiman et al., Formation of carcinogens indoors by surface-mediated reactions of nicotine with nitrous acid, leading to potential thirdhand smoke hazards, PNAS (2010) —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냄새 저감 기술 특허 제10-2702590호 보유. 어떤 냄새인지만 말씀해 주세요.
다음 편에서는 「새 차 냄새와 크레파스 냄새 — 차가 스스로 내는 냄새」를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