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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마감·테라조

그릿 번수 체계 읽는 법 — 숫자가 올라간다는 뜻

불사사기 2026. 10. 13. 12:50

바닥 견적서에 이런 줄이 있습니다. 「메탈 50 - 100 - 200, 레진 400 - 800 마감」. 숫자만 다섯 개가 늘어서 있는데, 이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해 주는 곳은 드뭅니다.

이 숫자를 그릿(grit) 번수라고 부릅니다. 이것만 읽을 줄 알면 견적서 한 장에서 「이 바닥이 어디까지 갈고 끝나는지」가 보입니다.

번수는 체의 눈금입니다

연마 공구에는 다이아몬드 알갱이가 박혀 있습니다. 그 알갱이를 체로 걸러 크기를 맞추는데, 번수는 그 체의 눈금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1인치 길이에 체 눈이 몇 개 들어가는지를 센 값입니다.

눈이 50개 들어가는 체는 눈 하나가 큽니다. 그 체를 통과한 알갱이도 큽니다. 눈이 800개 들어가는 체는 눈 하나가 잘고, 통과한 알갱이도 잘습니다. 그래서 번수가 올라갈수록 알갱이는 작아집니다. 숫자와 크기가 거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포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거친 사포는 숫자가 작고 고운 사포는 숫자가 큽니다. 바닥 연마도 같은 체계를 씁니다. 다만 사포는 나무를 다듬고, 이쪽은 돌과 콘크리트를 다듬습니다.

낮은 번수가 하는 일, 높은 번수가 하는 일

낮은 번수는 깎는 일을 합니다. 표면의 높낮이를 잡고, 남아 있던 도막이나 접착제 자국을 벗겨내고, 테라조라면 묻혀 있던 돌의 단면을 드러냅니다. 이 단계에서 바닥의 모양이 정해집니다.

높은 번수는 다듬는 일을 합니다. 앞 단계가 남긴 긁힌 자국을 더 잔 자국으로 바꿔 나갑니다. 자국이 충분히 잘아지면 사람 눈에는 긁힘이 아니라 광택으로 보입니다. 광택은 무언가를 덧바른 결과가 아니라 자국이 작아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번수를 올린다는 말은 「더 반짝이게 만든다」보다 「자국을 더 잘게 만든다」가 정확합니다. 반짝임은 그 결과일 뿐입니다.

대략의 구간

현장마다 쓰는 폭이 달라 딱 떨어지는 표는 없습니다만, 통상 이렇게 나뉩니다.

· 30~150번 금속 바탕에 다이아몬드를 붙인 메탈본드 구간. 깎는 일을 맡습니다.
· 100~200번 메탈에서 레진으로 넘어가는 전이 구간. 앞 단계의 깊은 자국을 정리합니다.
· 200~800번 수지 바탕의 레진패드 구간. 실내 바닥 대부분이 이 안에서 끝납니다.
· 1500~3000번 거울에 가까운 면을 원할 때만 올라가는 구간입니다.

숫자가 겹쳐 보이는 것은 오기가 아닙니다. 같은 번수라도 메탈과 레진은 알갱이를 붙잡는 방식이 달라 깎이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전이 구간에서 번수가 한 번 겹칩니다.

건너뛰면 왜 안 되나

50번으로 깎은 자국을 800번으로 지우려면, 800번 패드가 50번이 남긴 골짜기를 다 없앨 만큼 갈아내야 합니다. 잔 알갱이로 깊은 골을 지우는 일이라 시간이 몇 배로 듭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못 지웁니다.

겉으로는 광이 납니다. 골짜기의 윗면만 반들거리기 때문입니다. 그 상태로 몇 달이 지나면 반들거리던 윗면이 닳고, 아래 숨어 있던 거친 자국이 올라옵니다. 「처음엔 좋았는데 금방 죽었다」는 바닥의 상당수가 이 경우입니다.

그래서 번수는 대략 두 배씩 올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50 - 100 - 200 - 400 - 800. 한 단계가 바로 앞 단계의 자국만 지우면 되는 폭입니다.

견적서에서 볼 것

번수 줄을 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시작 번수가 바닥을 얼마나 깎을지를 말합니다. 30~50번에서 시작하면 바탕을 꽤 걷어내겠다는 뜻이고, 100번대에서 시작하면 표면만 정리하겠다는 뜻입니다. 테라조에서 돌을 제대로 드러내려면 앞쪽을 건너뛸 수 없습니다.

둘째, 끝 번수가 광택의 깊이를 말합니다. 400번에서 끝낸 바닥과 800번에서 끝낸 바닥은 사진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서서 걸어 보면 비치는 상이 다릅니다.

그리고 중간이 비어 있는지 보십시오. 50 다음에 바로 400이 오는 견적은 공정을 줄인 것입니다. 줄인 만큼 싸지지만 그 차이는 바닥에 그대로 남습니다. 대전에서 바닥 연마를 직접 하는 회사에 물어도 같은 답을 들으실 겁니다.

바닥 연마는 더하는 공사가 아니라 덜어내는 공사입니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덜어내는 양은 줄고 다듬는 정도는 깊어집니다. 번수 줄 하나만 제대로 읽어도 견적서 석 장을 같은 자리에 놓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번수를 올린다고 다 광이 나지는 않습니다

번수를 끝까지 올렸는데도 기대한 광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정을 뺀 것이 아닌데도 그렇습니다. 원인은 대개 바닥 자체에 있습니다.

연마는 있는 재료를 다듬는 일이지 없는 재료를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닙니다. 바탕 콘크리트가 무르면 잔 알갱이가 자국을 남기는 대신 표면을 파먹습니다. 골재가 고르지 않으면 단단한 부분과 무른 부분이 다르게 깎여 면이 균일해지지 않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넣고 친 콘크리트, 표면만 흙손으로 과하게 누른 콘크리트가 특히 그렇습니다.

그래서 폴리싱 견적을 받을 때는 번수 줄만 볼 것이 아니라 바탕 상태를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공정을 돌려도 바탕이 다르면 결과가 다릅니다. 「몇 번까지 올려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이 바닥에서 어디까지 올라가는 게 합리적입니까」라고 묻는 편이 정확합니다.

테라조에서는 번수가 하나 더 하는 일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폴리싱에서 낮은 번수는 표면을 고르는 일만 합니다. 테라조에서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돌을 꺼내는 일입니다.

바르고 굳힌 직후의 테라조는 회색 시멘트 면입니다. 돌은 그 안에 잠겨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낮은 번수로 윗면을 걷어내야 비로소 돌의 단면이 드러납니다. 어디까지 걷어내느냐에 따라 돌이 얼마나 넓게 보이는지가 달라집니다. 얕게 멈추면 돌이 점처럼 보이고, 충분히 내려가면 돌의 단면이 제 크기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테라조에서 앞 구간을 줄이면 광택이 아니라 무늬가 손해를 봅니다. 돈을 들여 좋은 종석을 넣고도 그 돌이 안 보이는 바닥이 나옵니다. 큰 입도를 쓴 현장일수록 이 차이가 큽니다.

한 줄 요약

번수는 체의 눈금이고, 숫자가 클수록 알갱이가 잘다. 앞쪽은 깎고 뒤쪽은 다듬는다. 두 배씩 올리고 건너뛰지 않는다. 시작 번수가 모양을 정하고 끝 번수가 광을 정한다. 이 네 줄이면 견적서의 번수 줄은 다 읽은 셈입니다.

테라조 · 종석 · 콘크리트 폴리싱 · 바닥마감

테라조에 들어가는 돌(종석)을 직접 수입해 색과 입도별로 공급하고, 그 돌로 바닥 시공까지 하는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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